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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이야기

2011년을 시작하며 ....


지난 2년은 지옥같은 생활이었습니다.
덕분에 시현이 사진도 많이 못찍어줬고, 스크랩도 못했고, 많은 시간 놀아주지 못해 미안하기도 하네요.
올해부터는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인생을 RESET하는 심정으로 다시 도전해봐야겠습니다.
그동안 못올린 사진,동영상도 좀 올리고, 나중을 위해서 좋은 추억들을 다시 만들어야겠습니다.

지난 두해동안,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혼하고, 사기맞고, 할아버지(션의 증조부)가 돌아가시고, 교통사고에, 직장도 옮기도,,,,
좋은일도 있었네요. 7년의 고생끝에 영주권이 나왔으니....

이혼은,
피해자인 한 인간에게 너무나 많은 상처를 주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인생의 전환점을 가져왔습니다.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도 믿었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고, 인간의 밑바닥을 보았으며, 한번 추악해지기 시작한 인간이 얼마나 더러워지는지 끝까지 보았습니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비정상적인 사람이 아주 많다는것도 알게 되었고, 여자가 미치면 자식도 버린다는 말이 진리임을 알게되었습니다. 한 인간의 도덕적 타락이 구성원들에게 주는 치명적인 상처가 얼마나 크며, 그 고통이 얼마나 오래가는지도 아주 잘 알게 되었습니다. 쓰레기 주위에는 쓰레기만 있었습니다.
개는, 아무리 잘키워도 주인을 문다는말이 맞는것 같습니다. 인간의 탈을 쓰고 있다한들, 사람들과 어울려 사람처럼 지낸다 한들 개는 개지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지금 이렇게 된것이 더 잘된일일것입니다. 오히려 조금 일찍 시현이가 더 어렸을때 그랬다면 더 좋았겠다는 기형적인 상상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용서가 된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난 죽어도 용서하지 않을것입니다. 바람핀 여자를 용서하지 않겠다는것이 아닙니다. 그런걸 용서하는것은 쉽습니다. 몇번이나 용서를 했었습니다. 
그 계속되는 잔인한 거짓말과 얼굴이 몇개인지도 모를 그 가증스러움, 그것을 감추고 뻔뻔스럽게 정당화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상황들, 그리고 그 썩어빠진 정신에서 나온 내 가슴에 칼을 꼽았던 그 말들에 대해서, 그리고 정말 한계까지 다다른 자존심의 상처에 대해서 한 인간을 용서하지 않을것입니다. 그것이 내가 일어서는 힘이되고 이를 악물게되는 에너지가 되기 때문입니다. 더는 이혼이, 가쉽거리가 된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내가 처한 현실이고, 창피해 하거나 주눅들어 움추릴 일도 아닌것입니다. 
할일이 아주 많습니다.  난 이혼한 남자고, 내가 지켜야할 이제 겨우 6살의 목숨만큼이나 사랑스러운 아이가 있으며, 빚도 있고, 부모님도 늙어가시고,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있는 불혹의 한 평범한 인간입니다. 나름대로 잘 살고 있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챙겨야할 동생들도 있습니다. 그 누가봐도 축 처진 보잘것 없는 인생입니다. 그래서 난 할일이 많습니다. 목표가 있다는것은 더 행복해질수 있는 기회가 있는것이고, 동기부여가 되는것입니다. 이미 엎지러진물은 주어담을수 없습니다. 솔직히 주어담기도 싫습니다. 컵안에 있을때는 몰랐는데, 엎지러지니 마실수 있는 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컵에 물을 채우기 위해서 엎지러진 물을 잘 닦고 컵을 정리해 놓아야 겠습니다. 컵이 필요한 깨끗한 영혼의 물을 만난다면, 이 컵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제 1살이 되었습니다.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아직도 세상에 대해서 모르는것이 많고, 닥쳐보지 않은일들이 산더미처럼 있으며, 나보다 훨씬더 능력있고, 재력있고, 학벌좋고, 잘나가는 사람들속에 그냥 툭 던저진 아무것도 모르는 간난아이입니다. 

내 발에 맞지 않는 신을 신고 7년을 뛰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발만 아프고 속도는 안나오고 힘만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신을 벗어 버렸습니다. 그랬더니 지금 그 발이 너무 편합니다.
그런데, 발이 시렵습니다.
다른 신을 신자니 그 신이 내 발에 맞는지 안맞는지 몰라서, 또 아플까바 겁이 납니다. 하지만, 평생을 맨발로 살수는 없습니다. 간혹 빙판도, 물웅덩이도, 자갈밭도 지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일 겁나는건, 제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겨 그 고통을 느끼지 못할까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