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마트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 하나. 아이가 장난감 진열대 앞에서 자기가 갖고 싶은 것을 사 달라고 떼를 쓰고 엄마는
'안 된다'며 아이의 손을 잡아끈다. 아이는 울고불고 매달리다 끝내는 바닥에 드러누워 '시위'를 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 번쯤 경험해 봤을 법한 일이다. 이럴 때 부모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강경자 한국영리더십센터 대표와 김혜진
원광아동상담연구소 연구원의 도움말로, 물건만 보면 떼쟁이가 되는 아이 길들이는 법을 알아봤다.
■ 견물생심은 본능
보통 두 돌 정도가 되면 물건에 대한 소유욕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이는 자아 형성 과정에서 비롯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떼를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린아이들은 아직 욕구를 표현하는 적절한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떼쓰기로 의사를 표시하곤 한다. 또 물건을 사 달라고 하는 아이들의 마음에는 부모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 욕구도 담겨 있다.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가 원하는 것을 사 주지 않는다고 여기기도 한다. 평소 칭찬할 일이 있을 때마다 물건으로 보상해 줄 경우 아이들은 물건을 받아야만 인정받는다고 여기게 되고, 이렇게 되면 부모의 사랑을 확인하느라 물건을 사 달라고 떼를 쓰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 물건이 아니라 엄마 아빠와의 놀이, 충분한 스킨십 등으로 아이의 사랑 욕구를 채워 줄 필요가 있다.
■ 일관되고 단호하게
아이를 떼쟁이로 만드는 것은 부모의 잘못된 양육태도다. 한 번이라도 떼를 써서 부모를 '굴복'시키고 원하는 물건을 얻은 경험이 있는 아이는 갖고 싶은 것이 생길 때마다 떼쓰기를 시도한다. 처음에는 '안 사 준다'고 했다가 아이가 계속 울고불고 떼를 쓰면 다른 사람 보기 창피하다는 이유로 물건을 덜컥 사 줘서는 안 된다. 이런 경험을 하면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 엄마의 '약점'을 이용해 공공장소에 가면 더 심하게 떼를 쓰게 된다.
아이가 떼를 쓸 때는 부모가 일관성 있고 단호한 태도로 아이에게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능력을 키워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들어줘도 될 만한 요구는 떼를 쓰기 전에 바로 들어주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얘기한 뒤, 장난감 앞에서 아무리 울고불고 떼를 써도 모른 척하는 것이 좋다. 만일 다른 사람들에게 너무 피해를 줄 정도로 소리를 지르고 떼를 쓰면 아이를 안고 다른 장소로 옮긴다.
■ 눈높이 대화를
아이가 물건을 사 달라고 조를 때는 물건을 갖고 싶어하는 아이의 욕구는 일단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 '엄마도 너의 마음을 알고 있다'고 표현한 뒤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 "○○는 지금 저 인형을 갖고 놀고 싶구나? 그 인형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들어?" "집에 있는 인형은 어떻게 하지? 집에 있는데 또 사면 집에 있는 인형이 얼마나 슬퍼할까?" "보는 것마다 다 사면 어떻게 될까?" 등의 질문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준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물건을 살 때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만일 아이가 막무가내로 울 경우에는 "울면서 얘기하니까 엄마는 네가 뭘 원하는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라고 말하며 일단 울음을 그치게 해야 한다. 그래야 대화와 설득이 가능해지고, 아이도 자기의 요구를 말로 표현하는 습관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또 아이가 떼를 쓰지 않았을 때는 아낌없이 칭찬해 줘야 아이가 욕구를 절제한 자신에 대해 자긍심을 느끼고 앞으로도 계속 긍정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 미리 규칙을 정하자
백화점 등에 가기 전에 "오늘은 ○○ 사러 가는 거야. ○○ 말고 장난감, 과자는 살 수 없어" 또는 "과자는 엄마가 1개만 사 줄 거야. 다른 것은 안 사 줘", "오늘 쇼핑하러 갈 거야. ○○이에게 필요한 게 뭐지?" 등의 대화를 나누며 미리 계획을 세우고 약속을 정하면 떼쓰는 행동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때 부모는 아이와 한 약속을 꼭 지켜야 한다. 일관성 없이 어떤 때는 아이가 조른다고 사 주고, 어떤 날은 들어주지 않으면 아이는 자기의 욕구를 조절할 수 없다. 백화점 등에 가서 아이가 할 일을 주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쇼핑 목록에서 산 물건 지우기, 간단한 물건 찾아서 카트에 넣기 등을 하면서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인색한 것도 좋지 않다. 아이의 욕구를 너무 제한하면 아이가 좌절감을 느끼게 되고 더욱 물건에 집착할 수도 있다. 평소 아이가 원하는 것,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뒀다 적절한 시기에 그것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꼭 갖고 싶은 물건은 생일이나 어린이날 등 특별한 날에 사주겠다고 약속해 계획적인 구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떼쓸 때 이렇게
① 위험하지 않은 요구는 적당히 들어준다. 엄마의 잦은 '안 돼'는 아이의 의욕을 무너뜨리고 아이를 떼쟁이로 만든다. 단, 절대로 안 되는 것에 떼를 쓰면 처음에는 부드럽게 타이르고 계속 떼를 쓰면 단호하게 안 된다는 것을 표현한다.
② 떼를 쓰는 것이 지나쳐 뒹굴거나 물건을 던지면 위험한 물건을 치우고 일단은 지켜본다. 그래도 계속 떼를 쓰면 아이를 안고 그 자리를 아주 피해 버린다.
③ 아이가 마음을 가라앉히면 안아 주고 잘못을 인정하도록 침착하게 타이른다.
④ 떼를 쓸 때 관심을 돌리기 위해 장난감을 사 준다고 약속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 아이가 떼쓰는 일을 횡재하는 일이라 생각하게 되어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한다.
⑤ 형제나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않는다. 비교는 아이로 하여금 엄마에 대한 믿음을 잃게 하고 자존감이 낮은 아이로 만든다.
출처 : < 신의진의 아이심리백과 >
■ 견물생심은 본능
보통 두 돌 정도가 되면 물건에 대한 소유욕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이는 자아 형성 과정에서 비롯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떼를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린아이들은 아직 욕구를 표현하는 적절한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떼쓰기로 의사를 표시하곤 한다. 또 물건을 사 달라고 하는 아이들의 마음에는 부모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 욕구도 담겨 있다.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가 원하는 것을 사 주지 않는다고 여기기도 한다. 평소 칭찬할 일이 있을 때마다 물건으로 보상해 줄 경우 아이들은 물건을 받아야만 인정받는다고 여기게 되고, 이렇게 되면 부모의 사랑을 확인하느라 물건을 사 달라고 떼를 쓰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 물건이 아니라 엄마 아빠와의 놀이, 충분한 스킨십 등으로 아이의 사랑 욕구를 채워 줄 필요가 있다.
■ 일관되고 단호하게
아이를 떼쟁이로 만드는 것은 부모의 잘못된 양육태도다. 한 번이라도 떼를 써서 부모를 '굴복'시키고 원하는 물건을 얻은 경험이 있는 아이는 갖고 싶은 것이 생길 때마다 떼쓰기를 시도한다. 처음에는 '안 사 준다'고 했다가 아이가 계속 울고불고 떼를 쓰면 다른 사람 보기 창피하다는 이유로 물건을 덜컥 사 줘서는 안 된다. 이런 경험을 하면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 엄마의 '약점'을 이용해 공공장소에 가면 더 심하게 떼를 쓰게 된다.
아이가 떼를 쓸 때는 부모가 일관성 있고 단호한 태도로 아이에게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능력을 키워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들어줘도 될 만한 요구는 떼를 쓰기 전에 바로 들어주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얘기한 뒤, 장난감 앞에서 아무리 울고불고 떼를 써도 모른 척하는 것이 좋다. 만일 다른 사람들에게 너무 피해를 줄 정도로 소리를 지르고 떼를 쓰면 아이를 안고 다른 장소로 옮긴다.
■ 눈높이 대화를
아이가 물건을 사 달라고 조를 때는 물건을 갖고 싶어하는 아이의 욕구는 일단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 '엄마도 너의 마음을 알고 있다'고 표현한 뒤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 "○○는 지금 저 인형을 갖고 놀고 싶구나? 그 인형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들어?" "집에 있는 인형은 어떻게 하지? 집에 있는데 또 사면 집에 있는 인형이 얼마나 슬퍼할까?" "보는 것마다 다 사면 어떻게 될까?" 등의 질문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준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물건을 살 때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만일 아이가 막무가내로 울 경우에는 "울면서 얘기하니까 엄마는 네가 뭘 원하는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라고 말하며 일단 울음을 그치게 해야 한다. 그래야 대화와 설득이 가능해지고, 아이도 자기의 요구를 말로 표현하는 습관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또 아이가 떼를 쓰지 않았을 때는 아낌없이 칭찬해 줘야 아이가 욕구를 절제한 자신에 대해 자긍심을 느끼고 앞으로도 계속 긍정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 미리 규칙을 정하자
백화점 등에 가기 전에 "오늘은 ○○ 사러 가는 거야. ○○ 말고 장난감, 과자는 살 수 없어" 또는 "과자는 엄마가 1개만 사 줄 거야. 다른 것은 안 사 줘", "오늘 쇼핑하러 갈 거야. ○○이에게 필요한 게 뭐지?" 등의 대화를 나누며 미리 계획을 세우고 약속을 정하면 떼쓰는 행동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때 부모는 아이와 한 약속을 꼭 지켜야 한다. 일관성 없이 어떤 때는 아이가 조른다고 사 주고, 어떤 날은 들어주지 않으면 아이는 자기의 욕구를 조절할 수 없다. 백화점 등에 가서 아이가 할 일을 주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쇼핑 목록에서 산 물건 지우기, 간단한 물건 찾아서 카트에 넣기 등을 하면서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인색한 것도 좋지 않다. 아이의 욕구를 너무 제한하면 아이가 좌절감을 느끼게 되고 더욱 물건에 집착할 수도 있다. 평소 아이가 원하는 것,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뒀다 적절한 시기에 그것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꼭 갖고 싶은 물건은 생일이나 어린이날 등 특별한 날에 사주겠다고 약속해 계획적인 구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떼쓸 때 이렇게
① 위험하지 않은 요구는 적당히 들어준다. 엄마의 잦은 '안 돼'는 아이의 의욕을 무너뜨리고 아이를 떼쟁이로 만든다. 단, 절대로 안 되는 것에 떼를 쓰면 처음에는 부드럽게 타이르고 계속 떼를 쓰면 단호하게 안 된다는 것을 표현한다.
② 떼를 쓰는 것이 지나쳐 뒹굴거나 물건을 던지면 위험한 물건을 치우고 일단은 지켜본다. 그래도 계속 떼를 쓰면 아이를 안고 그 자리를 아주 피해 버린다.
③ 아이가 마음을 가라앉히면 안아 주고 잘못을 인정하도록 침착하게 타이른다.
④ 떼를 쓸 때 관심을 돌리기 위해 장난감을 사 준다고 약속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 아이가 떼쓰는 일을 횡재하는 일이라 생각하게 되어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한다.
⑤ 형제나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않는다. 비교는 아이로 하여금 엄마에 대한 믿음을 잃게 하고 자존감이 낮은 아이로 만든다.
출처 : < 신의진의 아이심리백과 >